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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A백신연구소 김동호대표 "세계 첫 비강흡입 백신 개발 박차"

Navaccine 2019.01.30 10:34 Hit 2020

"3세계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 혜택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의 백신후보물질은 냉장보관이 필요없고 코에 분사하기 때문에 자가 투여가 가능합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 본사에서 만난 김동호 엔에이백신연구소 대표(사진)의 말이다. 

엔에이백신연구소(NAVI)는 올 2월 설립 이후 6개월 만인 지난 8월 총 7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40억원을 투자받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프런티어벤처기업으로 선정돼 3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그동안 김 대표가 보여준 성과를 보면 수긍이 간다. 미국 텍사스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시티오브호프병원 베크만연구소의 RNAi(RNA간섭) 센터에서 4년간 센터장을 지냈다. RNAi 기술로 미국에서 창업한 셀루넥스는 2년 만인 2006년 나스닥 상장사에 매각했다.

김 대표는 RNAi 기술을 세계 최초의 RNAi 치료제를 개발한 앨라일람, 다이서나 등에 각각 2004년과 2005년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설립해 2015년 코넥스에 상장한 제놀루션은 지난해 매각했다. 과학자로서는 물론 사업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세계 첫 비강흡입 백신 개발할 것"

엔에이백신연구소는 백신 아쥬반트(adjuvant·보강제) 개발에 있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아쥬반트는 백신의 효과를 강력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백신은 약화된 질환 유발물질(항원) 등을 넣어 면역반응을 통해 몸 안에 대응체계를 만드는 의약품이다. 예방백신과 치료백신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아쥬반트는 기존 백신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며 "백신이 비싼 것은 면역반응을 이끌어낼 항원을 만드는 것이 어렵고, 생산설비가 비싸기 때문인데 우리는 기존에 알려진 항원을 아쥬반트에 붙여 1개월 내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기술은 항원을 만들고 백신을 생산하는 데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엔에이백신연구소는 현재의 연구실에서 연간 20만도즈(20만명 투약분)를 만들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기존 백신은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주사제이기 때문에 주사기와 의료인력도 있어야 한다. 반면 엔에이백신연구소의 백신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천식 치료제처럼 코에 분사하는 방식이라 의사나 간호사도 필요 없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사람 대상 인플루엔자의 경우 코에 분사해도 주사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실험 결과를 가지고 있다"며 "코 점막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반응해 체내 면역을 유도하기 때문에, 비강 흡입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강 흡입형 백신이 개발되면 세계 최초다.

엔에이백신연구소 제공

엔에이백신연구소는 보유 기술을 이용해 면역증가제와 예방백신 및 암백신, 동물용 백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 5종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하고, 내년 최소 3종에 대한 임상 1상을 목표하고 있다.

◆프랑스서 동물백신 공급계약 의향서 수령 예상

엔에이백신연구소의 연내 기대되는 연구개발 성과는 동물백신 분야다. 김 대표는 "동물용 백신과 관련해 프랑스 세픽으로부터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 의향서(LOI) 수령을 기다리고 있다"며 "흡입형 제품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연간 최소 50억원 이상의 공급계약을 기대 중이다. 

세픽은 70년 역사의 글로벌 기업이다. 화장품 원료 공급업체로 잘 알려져 있고, 의약품 첨가물과 아쥬반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엔에이백신연구소는 동물백신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할 예정이다. 동물백신 자회사는 연 1000만도즈를 만들 수 있는 생산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간 예방백신, 면역항암제, 만성피로증후군 등 분야별로 사업을 분사해 유연한 조직체계를 만들 것"이라며 "기술수출이나 매각에 용이한 면이 있고, 자회사로부터 기술료를 받기 때문에 모회사인 엔에이백신연구소에도 좋은 구조"라고 했다.

 

후보물질 2개 이상이 임상 2상 단계에 있을 2021년 기업공개(IPO)도 고려 중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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